늦은 시간에도 버선발로 뛰어와 반갑게 맞이해주고 슬픈 날이면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언의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준다. 생각만으로도 웃음을 짓게 만드는 존재, 바로 ‘반려동물’이다.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의 종류는 다양해졌지만 아직까지 가장 친숙한 동물은 역시 ‘반려견’이다. 치열했던 평일이 지나가고 한가로운 주말, 도심을 떠나 오랜만에 반려견과 한적한 시외로 산책을 가려 한다. 하지만 차 안에서 통제가 어려운 반려견과 함께하는 드라이빙은 걱정이 앞선다. 간단한 장비와 상식만 알면 걱정 할 필요가 없다. 반려견의 안전과 운전자의 안전까지 보장 할 기초상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람은 자동차가 어떤 기계인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의 경우에는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갑자기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놀라 짖을 수도 있고 낯선 외부환경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반려견의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앞 좌석이 아닌 뒷좌석에 태우는 것이 좋다. 자동차의 앞 좌석은 시야가 트여있어 주변 사물들이 달려드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반면, 뒷좌석은 비교적 시야가 제한되어 있어 반려견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 등 익숙한 물품을 준비해 준다면 차 안의 환경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반려견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주 배변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배변패드는 물론 휴지와 물티슈는 필수다.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거나 운전석 밑으로 들어갈 경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반려견이 실수로라도 창문을 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창문은 반드시 잠금 상태를 유지하고 앞 좌석 밑의 틈은 꼭 막아두어야 한다.
또한 장거리 운전으로 인해 반려견이 멀미증상을 호소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멀미증상으로 인해 하품을 계속 하거나 침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그럴 때를 대비해 멀미약을 구비해놓을 수도 있지만 약보다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건강에 좋다. 장시간 차를 태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소 2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환기를 꼭 시켜야 한다. 차에 태우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이지 않아야 멀미를 방지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드라이빙은 다양한 어려움을 수반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주인은 엄격해져야 한다. 반려동물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운전석에서 안고 운전을 한다면 운전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반려동물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도로교통법 제 39조(승차 또는 적재의 방법과 제한) 4항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 장치를 조작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기되어 있다. 운전을 할 때는 시야를 가지리 않고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배변 패드, 물티슈, 휴지 등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용품이 있다면, 낯선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안전을 지켜주는 용품도 있다. 차를 타면 안전벨트는 필수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에게도 필요하다. 그래서 반려견 전용 안전벨트가 있다. 반려견의 크기에 따라 줄의 길이도 달라지는데 벨트의 한 쪽은 목줄과 연결하면 되고 반대편은 안전벨트를 끼우는 곳에 꽂을 수 있게 되어있다. 목줄 말고도 하네스(몸통줄)로 연결하는 방식도 있다.
외출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이동장에 안전벨트를 매주는 방법도 있지만 반려견을 위한 ‘반려견 카시트’도 있다. ‘바구니형’과 ‘커버형’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소형견과 중형견의 경우에는 바구니형 카시트를, 대형견이나 바구니형 카시트를 불편해하는 반려견의 경우에는 ‘커버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바구니형 카시트’는 말 그대로 반려견이 들어갈 수 있는 바구니를 의미 한다. 천이나 방수원단의 박스로 되어있으며, 양 옆으로는 길이조절이 가능한 끈이 있는데 이 끈을 자동차 좌석에 고정시키면 된다. 목줄과 연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도 장착되어 있으며 소형견과 중형견에게 적합한 사이즈로 나누어져 있다. ‘커버형 카시트’는 뒷좌석과 앞 좌석 헤드레스트에 설치해 차 시트를 덮어주는 방식이다. 반려동물의 활동범위를 넓혀 줄 뿐만 아니라 차 밑으로 빠지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으며 차 시트도 보호 할 수 있다. 천이나 부직포, 방수원단 등을 사용한다.
반려견이 갑작스럽게 다치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반려동물 구급상자’ 가 있다. 구급상자에 들어가야 할 물품으로는 붕대, 반창고, 가위, 식염수, 물, 응급약품 등이 있다. 구급상자에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자주 가는 동물병원의 이름과 전화번호,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동물병원 응급실의 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적어 넣어두자. 반려견이 갖고 있는 질병이 있다면 구급상자 근처에 반려견 진료기록 사본을 함께 보관해주는 것도 좋다.
대형견은 6살, 소형견은 8살쯤이 되면 노령견에 속한다. 노령견은 시력저하나 관절염 등 각종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장시간 여행이라면 출발하기 10일 전쯤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노령견은 신체적인 불편만큼 심리적인 불안도 크다. 노령견과 함께 여행을 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반려견 이동장 안에 들어가게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하나의 방법인데 쿠션이나 담요,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 등을 넣어주면 안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평소 반려견이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가는 것도 좋다.
반려견 뿐만 아니라 반려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반려묘는 자신의 영역 안에서 생활하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환경이 바뀌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려견만큼 산책을 많이 하지 않아 외출을 할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동물병원을 갈 때 등 외출이 필요한 시기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놓는 것이 좋다. 반려묘는 환경변화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동물이다. 낯선 환경에 두려움을 느낀 반려묘가 차량 구석에 숨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이동장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시켜 놓는 것이 좋다.
사람은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물론 사람간의 관계가 가장 일반적인 개념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사람과 동물의 관계로 확장해 볼 수 있다.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은 ‘사람이 주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대상으로 사육하는 동물’ 이라는 ‘애완동물’의 개념에서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 이라는 ‘반려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반려동물은 동물의 개념을 넘어 가족 구성원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있다. 또 하나의 소중한 가족, 반려동물. 기초 상식을 알고 준비한다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은 더욱 즐거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