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매물을 검색했다. 싼 가격은 기본이고 상담해주는 딜러도 친절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인터넷에서 봤던 것과는 다른 허위 매물이었다. 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던 사진과 다른 매물을 보여주거나 다른 차량의 구입을 강요 하는 등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중고차 허위 사이트의 만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는 만큼 유리한 중고차 매매. 허위매물을 가려내는 방법과 중고차 거래 시 유의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허위매물 걸러내기!
인터넷으로 중고차 매물을 살피다 보면 같은 종류의 차량이라 해도 여러 사이트에 게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부터 인증 딜러들과 직영점에서 올리는 중고차 매매전문 사이트 등 인터넷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어떤 사이트를 통하던 허위 딜러와 허위 매물은 존재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나마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중고차 전문 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허위 매물을 가려내는 것이다. SK엔카’는 실매물 확인과 진단평가사를 통해 검증된 차량인지를 제공해주는 ‘SK엔카 보증차량’을 운영하며, 예약한 차량이 광고와 다르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우 보상해주는 ‘헛걸음 보상차량’ 등을 통해 고객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AJ셀카’의 경우에도 원하는 차량을 선택할 때 인증된 직원이 상담해주는 ‘안심차량’ 과 지점에서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셀카직영’을 통해 매물들을 걸러 볼 수 있다. 또한 차량정보가 다르거나 차량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SK엔카’와 마찬가지로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인증한 중고차를 공식 판매사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고차의 품질을 등급화 한 품질등급제 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고이력과 주행거리, 운행품질을 알 수 있다.
싸고 좋은 매물은 없다!
허위매물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매물로 시세와 동 떨어진 싼 가격을 내세우며 설명이 자세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허위매물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인증된 딜러가 판매하는 매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조금만 손품을 팔면 초보자도 사전에 가려낼 수도 있다.
첫 번째, 해당 차량의 신차 가격을 알아보고 다른 사이트와 비교해 동일 조건 차량의 중고차시세표를 확인해봐야 한다. 보통 차량이 출시 된지 1년이 지났다고 해도 큰 사고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면 금액이 반값 혹은 그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며 평균시세와 차이가 많이 날 경우, 허위매물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영상 통화를 활용하자. 인터넷으로 본 차량을 영상 통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 해당 매물에 따른 서류를 요구해서, 일련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정상 매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대부분의 허위 매물은 개인 직거래 보다는 딜러 거래를 통해 많이 이루어진다. 근래 들어서는 일부 중고차 딜러를 통한 허위 매물 사례가 많다 보니, 딜러가 개인을 사칭해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개인을 사칭한 딜러를 가려내기 쉽지 않지만, 매물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딜러 근처일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네 번째, 정식 딜러인지 확인하자. 허가 받은 매매상사에서 정식으로 신고한 상품용 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딜러명과 종사원 번호로 등록된 정식 딜러인지 확인할 수 있고 상사명으로 매매상사가 등록되어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도 있다.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카히스토리서비스’를 이용해 간단한 자동차 사고, 정비 등의 이력정보도 확인 가능하다. 단, ‘카히스토리서비스’는 유료로 회원일 경우 본인확인 절차 없이 1년 동안 5회에 한하여 매 조회 시 1,100원(부가세 포함)에 이용가능 하다. 회원이 아닐 경우에는 본인확인을 통해 조회가 가능한데 1년 동안 5회까지 매 조회 시 1,100원(부가세 포함)에 이용할 수 있다. 본인확인을 원하지 않는다면 3.300원(부가세 포함)을 결제하고 본인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단, 이 경우에는 24시간 내 재 조회를 위하여 재 조회용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자리를 뜨자!
허위 사이트 혹은 허위 매물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매물이 없는 중고차를 광고해 방문을 유도한 뒤 다른 중고차를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로 팀 단위로 활동하며 많은 인력과 광고비를 투입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문한 소비자에게 과도한 요금을 요구하게 된다. “사실 그 차는 저당이 많이 잡혔던 차라 다른 매물을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사고가 났던 차량이라 저 쪽에 다른 좋은 것도 많아요.” 라는 식으로 사전에 보려고 했던 매물이 아닌 다른 매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광고 금액은 인도금이며, 캐피탈 잔액을 지불해야 한다.” “엔진 이상으로 수리가 필요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초기에 매물이 없다며 핑계를 댈 경우에는 과감히 그 자리를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근래 들어서는 일명 ‘조폭 딜러’라 불리는 이들이 허위 사이트에 가짜 매물을 올려 고객을 유인한 뒤 감금과 협박, 폭행까지 동원하며 중고차 구매를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판이 좋지 않은 딜러는 피하거나 방문 시 이상한 낌새가 느껴질 경우 즉시 자리를 이탈하는 것이 좋다.
단순교환 = 무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바로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의 성능점검기록부다. 판매되는 모든 중고차는 반드시 성능점검기록부를 발급받아야 하며 판매 시 소비자에게 고지하여 확인 받아야 하는 필수서류다. 서류 안에는 차명, 자동차 등록번호, 주행거리, 사고유무, 주요장치의 상태 등의 정보가 표기되어 있어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주요장치 상태에 이상이 있다면 현장에 가서 시운전을 할 때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성능점검기록부 역시 해당 딜러와 연관이 있는 카센터를 이용하면서 악용할 경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딜러가 허용한다면 차를 끌고 인근의 카센터로 가서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중고차를 현장에서 볼 때는 차량의 모든 부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외부는 육안으로 봤을 때 각종 스크레치나 사고 흔적 등을 확인하고 타이어 마모도를 체크하며 각종 전구류 점등 여부(헤드라이트, 안개등, 시그널 램프 등)를 확인해야 한다. 확인하고 문제를 삼을 경우, 수리를 요구하거나 금액 협상이 가능하니 꼭 살피도록 하자.
외관이 멀쩡해 보인다 해도 내부를 보면 다를 수 있다. 엔진이나 브레이크, 각종 오일과 냉각수 등을 점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무사고 차량이라고 해서 차량에 아무런 손상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딜러 측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삼박자 사고’는 ‘무사고’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와 같은 삼박자 사고는 차량 앞 부분의 ‘휀다, 보닛, 프론트패널’이 찌그러져 수리를 하게 되는 경우를 뜻하는데 이 경우, 차량 자체의 성능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단순교환으로 처리된다. 다만, 차량 앞 부분의 충격으로 인해 엔진손상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삼박자 사고가 의심이 된다면 안쪽의 엔진룸과 휠하우스도 꼼꼼히 보고 정확한 사고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스스로 중고차의 상태를 점검하기 버겁다면 ‘중고차 구매 동행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중고차 구매 동행 서비스’는 전문가가 구매 현장에 함께 동행해 차량의 상태를 살피는 것뿐 만이 아니라 중고차 시세를 기반으로 가격 협상도 대신 해주기 때문에 중고차 구매 시 걱정을 덜 수 있다. ‘중고차 구매 동행 서비스’는 현재 인터넷 쇼핑몰 옥션(AUCTION)에서 내놓은 ‘카바조’ 라는 상품으로 출시되어 있다. 서비스 이용금액은 국산차 8만8,000원, 수입차(VAT포함) 13만2,000원 이다.
중고차 리스 승계 시 유의할 점
저렴한 비용과 편리함이 강조된 자동차 리스(lease)는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빌리는 것이다. 은행에 돈을 빌려서 차를 구매한 뒤 나누어서 갚는 형식의 할부와는 다른 개념인데 자동차를 소유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기간 동안 이용하는 임대의 개념이다. 리스는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리스사의 명의로 구입 한 후 임대를 받은 뒤, 월 납입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리스가 남아 있는 중고차를 구매 할 경우에는 ‘리스 승계’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이용자의 리스해지에 대한 중도해지 수수료 부담을 없앨 수 있고, 구매자는 초기비용이 적으면서 일반 중고차에 비해 상태가 양호한 차량을 좋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리스 승계의 경우 신용도가 일정 수준 이상되어야 승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리스사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이 밖에도 조심해야 할 것은 중고차 리스승계에 대한 의사가 있는 개인 고객이 중개업자에게 의뢰를 했다가 중개업자가 차량만 가지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구입 직전에 가격이 달라진다?
실제 명시되어 있던 차량 금액과 달리 금액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보통 딜러가 소비자에게 구입한 차량비용에 여러 가지 세금, 수수료, 상품화 비용 등이 추가되면서 매입한 가격과 판매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추가되는 비용의 종류에는 명의이전 비용, 유지보관비용, 성능점검기록비용, 상품화 비용, 광고 비용 등이 있다. 차량마다 추가되는 비용은 다르지만 보통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광고에는 개제되지 않고 먼저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전에 상담하여 가격을 측정해보아야 실제 중고차 가격을 알 수 있다.
‘새 차’ 에 대한 욕심보다 ‘싸고 좋은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고차의 수요도 늘어가고 있다. 수요가 많은 곳에는 문제도 많은 법. 수 없이 쏟아지는 매물 속에서 내가 원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매물을 찾는 것은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는 것만큼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 단계씩 천천히 밟아 내가 원하는 중고차를 구입한다면 보람이나 성취감은 두 배가 될 것이다.
글
김은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