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는 많은 사람들의 욕망과 사연이 얽혀 있으며, 많은 이야기를 낳는다. 오늘도 지구촌에서는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일어나고 있다. 평화로운 지구촌의 자동차 관련 이슈들을 챙겨보았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 중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친구거나 원수다. 불행히도 후자가 좀 더 많은 세상인 것 같다. ‘그리하야’ 이번 콘텐츠에서는 자동차와 관련된 인물들이 누군가를 ‘보내’ 버리거나 혹은 또 다른 누군가로부터 ‘보내 버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을 모아보았다.
정권이 바뀌면, 시시비비에 관계 없이 전 정권에서 혜택을 받았던 이들을 기어이 찍어내고야 말겠다는 시도가 있게 마련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입 역할을 자처하던 극우 보수 성향의 라디오 DJ 로라 잉그램이, 엘론 머스크를 ‘찍어내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기자동차 및 태양에너지 관련 사업 관계자들이 술렁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로라 잉그램이 맡고 있는 직책 중 하나가 ‘시티즌스 포 리퍼블릭’이라는 단체의 대표다. 이 단체 역시 보수 성향의 단체로서, 주로 하는 일은 미연방이 납세자들의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쓰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 8년간 크게 성장한 엘론 머스크가 바로 미국 국부 유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엘론 머스크가 저렴한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성과 없는 로켓 발사,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각 주의 자동차 판매상과 불화를 빚는 테슬라야말로 처단해야 할 적인 셈이다.
이에 대해 엘론 머스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사실 공화당 지지자나 미국 극우 보수파들 중 그의 우주계획이나 솔라 시티 관련 계획을 방해하려는 수많은 시도 등에 대해 ‘사우스파크 캐릭터도 그것보단 나은 계획을 보여주겠다’며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로라 잉그램 같은 사람이 트럼프의 취임 이후 실질적인 힘을 잡으면 정말 피곤한 상황이 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채널의 강자인 아마존 프라임으로 자리를 옮긴 전 탑 기어의 MC 제레미 클락슨의 농담이 화제다. 그는 최근 아마존 프라임에서 선보인 그의 새로운 프로그램 <더 그랜드 투어>의 프리미어편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언급한 위험한 수위의 농담을 던졌다.
<더 그랜드 투어>는 <탑기어>의 미국판이자 아마존판이라고도 불리는 자동차 콘텐츠다. 여기서도 그는 탱크를 비롯해 골치 아픈 비교 대상들을 차량의 카운터파트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이미 프리미어판은 좋은 평을 얻었다. 그는 트럼프의 미국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그가 도널드 트럼프를 보내버릴 계획을 갖고 있다는 뉘앙스의 농담을 흘렸다.
그는 미국의 기술 및 경제 관련 미디어 웹사이트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 중, “트럼프 당선인을 출연시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완전 있지”라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그는 “만약 그가 출연한다면 보내 버릴 용의가 있다”며 ‘위험 수위’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우린 흥미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 (트럼프를 보내 버릴)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 클락슨의 전언.
그가 특별히 미국 공화당을 싫어하거나 오바마 대통령의 팬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국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을 출연시켜 곤란에 빠뜨린 경력을 감안하면 그의 트럼프 저격이 단순한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참고로 보리스 존슨은 브렉시트라는 대사건의 장본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는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온 지 반 년이 되는 시점이다. 외신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을 연일 타전 중이다. 구글이 영국에 과감한 인력 투자를 진행하고 IBM이 데이터 센터를 연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영국의 제조업, 특히 자동차 산업은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별도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한 소식통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에 따르면 현재 테레사 메이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브렉시트 전 EU와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 유럽에서 영국의 자동차 가격은 대당 약 1,500파운드, 한화 약 218만 원 정도가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영국 자동차 제조사는 당연히 큰 타격을 받게 되지만, 영국에 제조 공장을 둔 BMW 그룹의 미니를 비롯해 EU 각국 국적의 제조사들도 자동차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 제조사들은 공장을 이전하는 최악의 수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영국 정부를 이끄는 테레사 메이 총리는 독일과 프랑스 등 EU를 이끄는 국가들에게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총리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 사항을 모두 들어줄 수 없으며 그 중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의 결과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의 자동차 산업을 정말로 ‘보내는’ 쪽은 누가 될지, 자동차 마니아라면 흥미로움과 착잡함이 더할 듯하다.
피아트 그룹의 상속인이자, 세계적 패션 피플인 라포 엘칸이 뉴욕에서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자작극으로 판명되어 오히려 뉴욕 경찰이 기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같은 소식은 11월 29일 미국 자동차 관련 일간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를 통해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라포 엘칸을 기소 후 석방했으며 사건을 법정으로 넘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포 엘칸의 법정 출두 여부나 납치 자작극 외에 다른 정황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FCA 그룹의 회장 존 엘칸의 동생이기도 한 라포 엘칸은 화려한 생활만큼이나 사생활 면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뉴욕 경찰 역시 그가 과거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자동차 산업의 가십거리에 밝은 소식통들은, 라포 엘칸이 추수감사절 자신이 보유한 현금이 바닥나자 이 같은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적 수완도 뛰어나고 자동차 산업과 패션을 오가며 많은 업적을 이뤄가고 있는 라포 엘칸. 하지만 자중자애하지 않는다면 그 자신이 스스로를 보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보다 건설적인 방향의 ‘보냄’ 소식도 있다. 독일의 과학자 그룹인 ‘파트 타임 사이언티스트’와 아우디의 월면차 계획이 그것이다. 아우디는 지난 11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러한 계획을 밝히고, 2017년 말부터 달을 향한 38만 5,000km의 여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명이자 자동차의 이름은 ‘아우디 루나 콰트로’다.
아우디의 월면차는 이미 상용차에 적용되고 있는 전기차 기술인 e-트론과 특유의 4륜 구동 기술을 첨단화한 인텔리전트 콰트로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파트 타임 사이언티스트와 아우디는 2015년부터 협업을 시작해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궁극의 험로 조건인 월면 주행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아우디의 트랜스미션 개발 담당 수장이자 ‘아우디 루나 콰트로’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인 미하엘 쉐프먼은 “파트 타임 사이언티스트와의 협업은, 파일럿 모드와 인공지능 모드의 결합, 배터리 성능 및 험로 주행력을 완전히 다른 기반에서 시작하게 되는 계기”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파트 타임 사이언티스트의 과학자들은 우주 환경은 물론 소재공학 등 전반에 있어서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인물들로 알려졌다.
아우디는 민간 우주 항공 개발사인 스페이스플라이트와 계약을 맺고 2017년 말부터 구체적인 여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기술적 도전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