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지난 8일 시작된 북미 오토쇼가 3일차에 들어섰다. 2017년 모터쇼의 스타트를 끊는 이 행사에서도 화제의 중심에 있는 장르는 역시 SUV이다. 물론 변화도 있다. 지난 해까지 SUV 전장의 중심이 된 세그먼트가 서브 콤팩트 SUV였다면, 2017 북미 오토쇼에서 관측되는 양상은 좀 더 덩치가 큰 SUV들의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프리미엄 제조사들인 마세라티,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의 실험적 SUV 발표와는 차원이 다른, 대중적 제조사들의 기함 공개라는 측면에서 전쟁의 양상은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쉐보레의 트래버스다. 이 자동차는 2009년 처음 공개된 이래 첫 세대 교체를 맞이할 예정으로, 현지 시간으로 9일인 오늘 중에 그 베일을 벗는다. 2018년식으로 공개될 트래버스는 전장 5,189㎜, 휠베이스 3,071㎜로, 이전 세대의 페이스리프트 차종보다도 15㎜ 길어진 전장과 50㎜ 늘어난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엔진은 3.6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직렬 2.0리터 터보 차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며 모두 9단 변속기가 적용되어 파워트레인을 이룬다. 최고 출력은 3.6리터 엔진이 305hp(6,800rpm), 2.0리터 터보 엔진이 255hp(5,500rpm)이며 최대 토크는 전자가 35.8kg∙m, 후자가 40.8kg∙m다.
아우디는 기존 Q7을 능가하는 초대형 하이브리드 SUV Q8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초대형이면서도 같은 독일 제조사들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등이 구현한 쿠페 타입 SUV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구현했다. 쿠페 타입이라고는 해도 워낙 덩치가 우람한 까닭에 측면에서 봤을 때 C필러 뒤의 테일 게이트 라인도 다른 제조사들보다 좀 더 직선적인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후미에서 봤을 때는, 측면의 곡선을 강조해 마치 카이엔이나 마칸처럼 후미등에서 루프 쪽으로 올라갈수록 샤프해지는 실루엤도 보인다. 하나로 이어진 테일램프 디자인도 포르쉐를 닮아 있다. 구체적인 파워트레인 제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합산 최고 출력 441hp 및 합산 최대 토크 71.4kg∙m를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미국 채터누가 공장에서 생산될 아틀라스 R라인을 공개했다. 2016년 10월 말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자동차는, 초대형 SUV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기종으로, 폭스바겐의 MQB 플랫폼을 응용해 제작했다. 파워트레인으로는 최고 출력 276hp의 3.6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인 VR6, 최고 출력 235hp의 2.0리터 TSI 엔진과, 공통 적용되는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된다. 폭스바겐은 아틀라스의 생산을 위해 채터누가 공장에 900만 유로(약 952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서브 콤팩트 SUV와 중형 SUV 세그먼트에서도 새로운 자동차들이 쏟아져 나오며 지난 해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서브 콤팩트 및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GLA 페이스리프트, 유럽 제조사를 방불케 하는 넓은 최대 토크 대역을 가진 GMC의 2세대 터레인이 이 분야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또한 중형 SUV에서는 미국에서 전통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렉서스의 UX 콘셉트카 및 인피니티의 QX50 콘셉트카 등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