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LPI 선택 이유 “경제성”이 40%? 진짜일까?

지난 8월, 가솔린, 하이브리드, 디젤 라인업을 갖춘 스포티지에 LPG를 연료로 하는 LPI가 추가됐습니다. 물량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었으나 르노의 QM6 LPe와 더불어 준중형 SUV 시장 형성이라는 테마 속에서 관심을 끌었죠. 실제로 이필재 대한LPG협회 회장은 “스포티지 LPG 출시로 국내 LPG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며, “르노코리아의 QM6와 함께 국내 SUV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9월 26일, 대한 LPG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스포티지 LPI 모델을 선택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경제성을 이유로 들었다는 조사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해당 협회가 지난 8 8일부터 9 7일까지 온라인 커뮤니티(클럽스포티지, 스포티지매니아) 회원 중 스포티지 LPG 계약자 236명을 대상으로 LPG 모델 선택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답변자의 40%가 ‘경제성’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차량 성능(21%), 정숙성(19%), 친환경성(16%)이라는 이유가 뒤를 이었습니다. 

파워트레인 전환의 경우 디젤이 아니라 가솔린을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자료에 의하면 구매자의 50%가 기존 가솔린 엔진 차종 운전자였습니다. 2017년부터 진행됐던 LPG 사용 차종에 대한 권장이 디젤을 대체하려는 의도였다는 점에 비춰 보면 조금 모순된다고 보입니다. 아마도 가솔린 대비 싼 연료 가격, 엔진 구조와 구동 특성 자체가 가솔린과 별로 차이가 없다는 점 등이 기존 유저들에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스포티지 LPI는 2.0리터(1,999cc)로 최고 출력은 146ps(6,000rpm), 최대 토크는 19.5kg·m 수준입니다. 복합 연비는 전륜 구동 17인치 휠 기준으로 했을 때 9.2km/L(도심 8.2, 고속도로 10.6) 수준입니다. 

협회 측은 스포티지 LPI의 인기 이유로, 실질적인 유지비용 면에서의 장점으로 꼽고 있습니다. 스포티지 파워트레인별 운행 경제성(5년간 유류비+차량 가격)을 비교해보면 LPG모델(프레스티지 트림 기준)은 휘발유보다 124만 원, 디젤보다 291만 원, 하이브리드보다 373만 원 절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LPI 엔진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특히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트림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스포티지 LPI 중 가장 많이 팔린 트림은 시그니처로 개별소비세 3.5% 인하 시 3,220만 원입니다. 스포티지 1.6터보 하이브리드 기준으로 가장 낮은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친환경차 할인 혜택이 들어가면 3,163만 원이죠. 최하위 트림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복합 공인연비만 16.7km/L에 달합니다. 9 2주 기준 전국 평균 LPG 연료 가격은 1,051.5원으로 휘발유(1,740.4)인데, 이를 환산하면 1km당 스포티지 LPI는 114원,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04원입니다. 

게다가 LPI는 실연비가 더 좋게 나오기 어렵고 하이브리는 실연비가 더 높게 나온다는 것이 많은 소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인데 이런 차이까지 더하면 더 벌어지죠. 여기에 하이브리드 차종에 더해지는 각종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할인 혜택 등을 더하면 LPI가 무조건 경제적이라는 것은 디테일이 결여된 정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LPG를 사용하는 엔진의  특유의 정숙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 가격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면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가솔린 엔진보다 출력이 부족하고 디젤보다 발진 가속력도 약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 운전자라면 역시 괜찮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행 습관이나 실제 보유 예정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LPG를 사용하는 차량이 자신에게 과연 유리하기만 한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