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0일, 혼다코리아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자사의 월드 베스트 셀링 세단인 어코드(Accord)의 10세대 차종의 출시행사를 개최했다. 1976년 첫 출시 이래 10번째 진화를 마친 어코드는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대중들에 앞에 등장했다. 이번 행사는 많은 언론인들이 참석해 10세대 혼다 어코드에 대한 높은 기대를 입증했다. 실제 어코드는 지난 2004년 국내에 공식 출시된 이래 누적 4만 대의 판매를 기록한 스테디셀러 차종이기도 하다.
행사장의 무대 뒤 공간을 가득 메운 스크린에는 어코드라는 이름과, 패스트백 라인을 캐릭터화한 이미지가 함께 구현되어 있었다. 오전 11시, 예정되어 있던 행사의 시작 시간이 되자, 실내등이 차례로 꺼지고 스크린에 새벽 동틀녁 장면이 비쳤다. 그리고 흰 고깔과 장삼자락을 입은 무용수들이 무대로 올라왔다. 청량한 피리소리를 시작으로 승무 무대가 시작되었다. 울려 퍼지는 선율 아래 펼쳐지는 승무는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장삼을 다루며 무대를 가득 채워 나갔다.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대표는 행사 말미에 “정중동·동중정의 정수가 담긴 한국의 민속춤과 어코드의 가치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승무 공연을 어코드 출시행사의 서두로 삼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는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대표이사와 지난 4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본부장인 마사유키 이가라시가 참석했다. 이가라시 사장은 이전까지 북미 혼다컴퍼니의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어코드는 태생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개발되었고, 북미 현지에서 생산 중인만큼 의미 있는 인사라는 것이 주요 자동차 관계자들의 평이었다.
무대에는 이번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1.5 터보, 2.0 터보 스포츠, 하이브리드 3가지 파워트레인의 자동차가 등장했다. 해당 차종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미야하라 테츠야 혼다 어코드 개발 책임자의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되었다. 압도적인 자신감이라는 테마 아래 완성된 이번 10세대 어코드는 2018년 1월, 북미오토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 타이틀을 거머쥘 만큼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이번 어코드는 디자인 면에서 과거의 세단 대신 패스트백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테츠야 책임자는 55㎜ 늘어난 휠베이스, 10㎜ 넓어진 전폭, 15㎜ 낮아진 전고를 통해 로우 앤 와이드 스타일의 차체로 우수한 공력 성능을 확보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보는 어코드의 전면 이미지는 간결하고도 날카로운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풀 LED의 등화류가 어울려 수평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테츠야 책임자는 1세대 어코드의 전통인 자동차와 사람의 조화라는 가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전하며 스포티함과 안락함이 어우러진 것이 혼다라는 자동차의 가치임을 역설했다.
10세대 어코드의 라인업은 파워트레인에 있어 큰 변화가 있다.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두 가솔린 기종에는 터보차저를 적용해 효율화와 동력성능의 강화를 구현했다. 1.5 터보의 경우 최고출력 192hp(5,500rpm), 최대토크 26.5㎞·g(1,600~5,000rpm)의 VTEC 터보엔진과 CVT를 결합해 파워트레인 구성했다. 복합 연비는 13.9㎞/L로 동급 가솔린 엔진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연비이다. 가격은 타 제조사 대비 보다 저렴한 3,640만 원이다. 테츠야 책임자는 1.5리터 터보 엔진이 연비와 경제성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드라이빙의 재미 또한 포기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는 최고출력 252hp(6,500rpm), 최대토크 37.7㎞·g(1,500~4,000rpm)의 2.0리터 VTEC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해 파워트레인을 이루었다. 혼다의 10단 변속기는 5세대 오딧세이에 전륜 구동 차량 최초로 적용되어 이미 그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또한 2.0 터보 스포츠는 변속 레버가 없고 버튼식으로 보다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도 구현하고 있다. 또한 이 기종에 탑재된 혼다 센싱은 전방충돌방지, 차선유지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표지판인식 등이 포함되어 보다 안전한 주행을 도와준다. 또한 섀시 제어 시스템이 노면을 2/1,000초 단위로 스캔하여 감쇠력을 제어하는 어댑티브 댐퍼 시스템과 듀얼 피니언 기어 전동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장착해 조향과 선회에 있어서의 다아내믹함도 갖추었다. 2.0 터보 스포츠의 가격은 4,290만원이다.
국내 출시된 이래 어코드의 라인업 중 하이브리드는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모터와 모터 제너레이터, 파워콘트롤 유닛 그리고 엔진과의 협응 등에서 진보한 자동차의 3세대 2모터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시스템을 탑재했다. 복합 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인 18.9㎞/L이며, 시스템 합산 출력 212hp(6,200rpm)으로 드라이빙의 재미도 선사한다. 여기에 CVT를 결합해 파워트레인을 구성했으며, 2.0 터보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레버가 아닌 변속 버튼을 적용했다. 신형 어코드는 배터리의 위치를 트렁크에서 2열 시트 하부로 이동시킴으로써, 2열 폴딩에 의한 적재 공간 확장에도 성공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EX-L과 투어링 두가지 중 선택이 가능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지난 세대와 달리 EX-L과 투어링이라는 두 트림으로 출시되며 각각 4,240만 원, 4,54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혼다의 어코드는 출시 이래 42년 동안 세계 160개국에서 약 2,0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북미 시장에서만 1,100만 대 이상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다양한 경쟁 기종이 출시되었지만 어코드는 자신의 페이스를 견고하게 지켜 왔다. 이번에 공개된 10세대 어코드는 충성도 있는 지지자들을 기반으로 한 수성보다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이러한 기대가 얼마나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김완일 기자
사진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