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가 오는 8월,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열릴 ‘콩쿠르 델리강스’를 앞두고 새로운 콘셉트 EV의 디자인 모형 ‘에스테틱 프로그레시브 럭셔리’를 공개했다. 또한 메르세데스 AMG와 럭셔리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그리고 전기차 브랜드 EQ 각 서브 브랜드의 디자인 미학에 대한 비전도 함께 제시하며, 자사의 미래 디자인 전략도 공개했다.
가칭 ‘일렉트릭 실버 애로우’ 프로젝트 아래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EV 콘셉트카 ‘에스테틱 프로그레시브 럭셔리’의 모형은 1인승의 스포츠카 형태를 띠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명은 1930년대, ‘실버 애로우’라는 별명으로 모터스포츠 역사를 장식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스포츠카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명이다. 1938년 실버 애로우 중 항공기 엔진을 장착했던 W125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다름슈타트까지의 아우토반 구간을 최고 속력 432.7km/h로 달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비록 개조된 차량이긴 했지만 이는 현재 자동차 기술 수준에서도 대단한 기록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전동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일렉트릭 실버 애로우가 이와 비슷한 기록을 내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년 8월,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 코스에서 열리는 콩쿠르 델리강스는 원래 클래식카 경연대회이지만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나 콘셉트카를 공개하는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든 바그너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콩쿠르 델리강스에서 일렉트릭 실버 애로우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미학(Brand aesthetic)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각 브랜드에 적용할 브랜드 미학은 조금씩 다른 정체성을 갖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AMG는 상반된 가치들이 공존하되 긴장과 대비를 통해 퍼포먼스가 곧 그들의 미적 가치임을 밝힌다. 매끄러운 한편 거칠며 힘있고,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며, 빛나는 듯하면서도 매트한 감각이 어우러져 결국 메르세데스 AMG임을 강조한다.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는 진보적이고 끊임없는 정제의 결과로 빚어진 외관과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특히 고급스러운 핀스트라이프 라디에이터 그릴과 과감한 휠 디자인은, 평범한 사람이 감당하기 힘들 법한 웅장함을 전하는 휠베이스와 어우러져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전한다. 가장 친숙한 라인업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보다 모던하고 편리한 디자인 속에 고급스러움의 가치를 구현한다. 특히 사이드 캐릭터 라인에서 고요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담아내 메르세데스 AMG와 큰 틀에서 디자인적 가치를 공유한다.
그런가 하면 향후 메르세데스 벤츠의 미래를 책임질 전기차 중심의 서브 브랜드 EQ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동차의 미를 정의한다. 현재까지의 어떤 전기차보다도 역동적인 모습의 바디 라인과 날카롭고도 흠없는 모습이 EQ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엔진이 없는 만큼 고전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는데, 이로 인해 푸른색과 흰색으로 독특하게 빛나는 디지털 그릴이 적용된다. 또한 근본적으로 자동차의 공간을 일터, 집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테리어의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등이 새로운 브랜드 미학을 정의하게 된다.
특히 콩쿠르 델리강스에 선보이게 될 ‘에스테틱 프로그레시브 럭셔리’ 모형은 그 이름대로 진보적인 미학과 고급스러움을 과시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자동차는 1930년대에 현재의 최고급 스포츠카와 맞먹는 주행 성능을 구현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실버 애로우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자동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메르세데스 벤츠는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 미학을 상징하는 조각 작품들도 함께 공개했다. 메르세데스 AMG,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메르세데스 벤츠 및 EQ의 각 브랜드 특성은 각기 질감과 형상을 달리하는 인체 모티프의 조각상으로 구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