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자동차 혹은 자동차 브랜드를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다른 취향과 가치관으로 인해 평가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일부 차량의 경우 이러한 취향차로 인해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이와 같은 차량 및 브랜드에 대해 알아본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디자인 논란
자동차의 여러 부분 중에서도 직접 비교가 불가능한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디자인 역시 기능적인 목적에 기여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지만, 그 결과물을 소화하는 입장은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
지난 2012년 렉서스가 신형 GS를 통해 공개한 이후 렉서스의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은 스핀들 그릴(Spindle Grill)은 선호와 거부가 격하게 엇갈리는 대표적 디자인 요소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디자인을 추구해온 렉서스가 파격적인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기존 렉서스 팬들에게도 다소 원성을 샀다. 모래시계의 모양의 그릴은 보닛부터 프론트 범퍼까지 높고 넓게 적용되어 있었고 그 선의 사용이 무척 대담했다. 특히 상위 트림에서 복잡한 사선으로 그릴 내부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스핀들 그릴은 더욱 그러했다. 여기에 ‘프레데터’라 불렸던 화살촉 모양의 DRL과 함께 ‘너무 나갔다’는 의견도 강조되었다.
하지만 렉서스의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논란을 반겼다. 그들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잘된 일”이라며 “좋은 디자인은 의견을 분분하게 만드는데, 이는 곧 우리의 디자인이 ‘괜찮다’는 수준을 넘어 ‘정말 좋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LC500h, 5세대 LS 그리고 2018년 하반기 출시된 7세대 ES까지 해당 그릴이 멋지게 어울리는 자동차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상하 분리형 컴포지트 헤드램프
현대자동차 SUV라인업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된 컴포지트 헤드램프도 논란의 대상이다. 2017년 6월 코나의 디자인이 공개됐을 당시 시트로엥의 C4 칵투스의 디자인 요소를 ‘베꼈다’라는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와 같은 디자인을 고수했고, 싼타페, 넥쏘, 팰리세이드 등에 차례로 적용되며 현대자동차 SUV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린다. 거부감을 보이는 유저들은 일반적인 헤드램프와 반전되어 있는 외형에 어색함을 느낀다. 또한 컴포지트 헤드램프의 특성상 DRL과 헤드램프가 분리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헤드램프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지나치게 커 보일 수 있다. 반면 호(好) 입장도 수긍이 간다. 날카로워진 DRL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고, 큰 라디에이터 그릴이 남성적인 이미지를 보인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SUV만의 안정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은 것도 칭찬의 대상이다. 과연 당신이 보는 현대자동차의 컴포지트 헤드램프는 어떤가?
BMW의 커진 키드니 그릴
누가 뭐래도 BMW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단연 키드니 그릴이다. 콩팥(kidney)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키드니 그릴은 1933년 303시리즈부터 적용됐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초창기만해도 세로로 길에 뻗어있던 키드니 그릴은 1950년대부터 높이가 낮아지기 시작했고, 1960년대 들어 소형화되었다. 그러나 최신 BMW 차량의 디자인이 심상치 않다. 최근까지만 해도 키드니 그릴과 헤드램프의 면적이 비슷했다면, 최신 BMW 차량의 키드니 그릴은 헤드램프의 2~3배에 달한다.
때문에 일부 유저들은 ‘아무리 BMW의 상징이라 해도 콧구멍이 너무 거대하다’, ‘구형대비 디자인이 퇴보하고 있다’는 등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3세대 Z4와 4세대 X5, X7에 해당된다. 또한 최근 디자인이 유출된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버전 역시 키드니 그릴이 비대해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릴 디자인 변화 역시 자동차의 진화와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그릴 자체만 놓고 보면 비대하고 멋이 없을지 몰라도 부활한 8시리즈 쿠페나, 3세대 Z4 등에 자리잡은 모습은 나름의 멋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또한 키드니 그릴은 전통성의 상징이자 새로운 시대를 맞아 발전된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타본 사람은 만족, 안 타본 사람은 안티?
PSA의 자동차들
PSA 그룹은 2015년 출시한 푸조 2008, 2017년 출시한 3008 등 SUV 라인업의 국내 성공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7일에는 럭셔리 브랜드로 독립한 DS의 플래그십 차종 DS7 크로스백을 런칭했으며, 2019년 하반기에는 시트로엥의 SUV C5 에어크로스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PSA 그룹의 자동차들은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그 자체로도 선호와 거부가 갈린다. 우선 푸조를 포함한 PSA 그룹의 차량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은, 지나치게 실용성과 주행 성능만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감성’이 한국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직물 시트와 부족한 전자식 편의 장비 그리고 다소 지나친 외관 디자인의 개성을 이유로 꼽는다.
흥미로운 것은 PSA 그룹의 차를 좋아하는 이들은 안티 세력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을 그자체의 매력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고급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지만, 푸조가 140여 년 시트로엥이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브랜드 자체에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오너들의 시각이다. 또한 강화된 유로6나 WLTP 기준 도입 이전부터 DPF, 요소수 기반의 SCR 장치 등을 최적화해 디젤에 대한 각종 논란으로부터도 비켜나 있다. 또한 변속 충격으로 말이 많았던 싱글 클러치 기반 자동화변속기인 ETG도 자동변속기인 EAT6, EAT8로 대체하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사실 이 역시 결함이 아니라 특징일 뿐이었다.
경량화와 구조의 단순화를 위해 적용한 후륜 서스펜션의 토션빔은 억울한 오해의 대상이다. 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토션빔을 원가 절감의 도구로만 설명하고 강변하는 바람에 오해가 있지만 이미 이제 상당수 자동차 콘텐츠 유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토션빔은 전륜 구동 자동차의 서스펜션 구조를 단순화하고 경량화하는 설계 기법이다. 사실 푸조와 시트로엥은 서스펜션에 있어서도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카르 랠리, WRC 등 극한의 모터스포츠에서 연승을 통해 그 우수성을 입증해왔다. 특히 국내에도 출시된 208, 308 등 주요 해치백들은 우수한 조향성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최근 출시한 DS7크로스백에는 후륜 멀티 링크 서스펜션도 적용된다.
애매한 가격대,
수입차 vs 국산차 논란
최근 국산차들도 고성능화 및 디자인 강화를 통해 제 값을 받고 수입차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일종의 과도기적 진통일까? 야심차게 선보인 국산 후륜 구동 고성능차들도 지지와 거부를 표하는 이들이 엇갈린다.
3시리즈와의 비교, 제네시스 G70
G70은 현대자동차 및 제네시스가 최초로 도전하는 장르임과 동시에 D세그먼트의 왕좌를 지켜 온 3시리즈를 정조준했다. 이 때문에 출시되기 전부터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2017년 9월 정식으로 출시됐다. 또한 2018년 국내 자동차 시장 기준 1만 4,417대, 월 1,000대 이상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가격이면 수입차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 주장하는 목소리도 크다. 3.3T 스포츠 프레스티지에 모든 옵션을 적용하면 5,709만원이 되는데, 이 가격이면 BMW의 330i, 메르세데스 벤츠의 C220d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국산 고성능 후륜 구동 자동차는 아직 파워트레인과 기계적인 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논리다. 특히 최고 출력 248hp(252ps)의 2.0리터 가솔린 터보와 주력 기종인 365hp(370ps)의 3.3리터 트윈터보 엔진 장착 기종의 연비도 도마에 올라 있다.
하지만 동일 가격대 수입 D세그먼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편의 사양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G70의 손을 들어주는 일들도 적지 않다. 이른바 ‘깡통’이라 할 수 있는 2.0T 어드밴스드 트림에도 LED 헤드램프, 경사로 밀림방지, 크루즈 컨트롤,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 홀드, 스마트 트렁크, 동승석 전동시트(워크인 및 높이조절 포함)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