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라이드 시승기 배경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 소더비 경매에

미국의 한 자동차 박물관이 소더비 경매에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해당 장소는 미국 콜로라도 주에 위치한 게이트웨이캐년 리조트 내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으로, 전체 리조트와 함께 단돈’ 2 7,900만 달러(한화 3,296억 원)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FA 계약 규모 중 4위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전 뉴욕 양키스)10년 계약 규모보다 불과 400만 달러 더 높은 액수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온라인 매체 <카스쿱스(Carscoops)>는 이와 같은 소식을 꽤 비중 있게 전했다. 이곳은 그들이 시승 촬영을 진행할 때 종종 활용하는 곳으로, 특히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의 시승 취재와 촬영을 진행한 장소이기도 하다. 구글에서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의 이미지를 검색한 이들이라면 가끔 본 적이 있을 법한 배경이 바로 콜로라도의 게이트웨이 캐년 인근이다.


텔루라이드 시승기 배경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 소더비 경매에
게이트웨이 캐년 리조트의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 전경(이미지 출처 : https://www.livsothebysrealty.com)

박물관의 규모는 총 3만 제곱피트(843) 규모로 소장된 차량은 50여 대에 달한다. 해당 박물관의 설립자는 다름아닌 디스커버리 채널의 설립자 존 새뮤얼 헨드릭스다. 그는 다양한 교육 사업에 기부, 투자를 진행해 왔다.

미국에는 지역마다 꽤 주목할 만한 규모의 자동차 박물관이 많으며, 그 수효는 90여개소에 달한다.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은 20세기 초중반 세계 자동차 역사에 매우 중요한 족적을 남긴 올즈모빌의 1954년형 F-88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해당 박물관의 상징적인 소장품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차량은 쉐보레 콜벳과 차대를 공유했다. 휠베이스는 2,600㎜며 차대를 공유한 또 다른 차종인 폰티악의 본네빌 스페셜처럼 바디 패널이 파이버 글래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할리 얼이 구현한 이 자동차는 1950년대의 드림카였던 이 자동차는 5.3리터 V8 엔진으로 최고 출력 250hp를 발휘했다.


텔루라이드 시승기 배경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 소더비 경매에
올즈모빌의 1954년형 F-88(사진제공 :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 http://gatewayautomuseum.com)

이를 비롯해 해당 박물관에는 1936년형의 오번, 1929년형의 패커드, 코드 등 현재는 사라진 자동차 제조사들의 다양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꼭 들러봐야 할 박물관으로 꼽히기도 했다. 입장료는 15달러(한화 약 1 7,700) 정도였다.

리조트 측이나 소더비 측은, 박물관을 포함한 해당 리조트 브랜치의 매각 사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오랫동안 별도의 기금 조성이나 후원 등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전시와 리조트 수입으로 유지되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은 지역 서비스와 교육 차원에서 박물관 설립을 권장하고 있지만, 그 등록과 관리에 있어서는 연방 정부 및 주정부 차원에서 매우 엄격하게 관리한다. 따라서 만약 해당 박물관의 운영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 해도 소장품을 개별적으로 경매에 올려 유지비를 충당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매우 까다롭다. 해당 리조트의 브랜치 자체 경매에 있어 박물관이 통째로 나온 것도 이러한 까닭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텔루라이드 시승기 배경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 소더비 경매에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의 실내 전경(이미지 출처 : https://www.livsothebysrealty.com)

해당 내용을 기사화한 카스쿱스는 말 그대로 단돈 2 7,900만 달러만 있다면 자신만의 자동차 박물관을 소유할 수 있다는 미국식 농담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미국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라 할 수 있는 1950년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박물관, 게이트웨이 오토뮤지엄을 소유하고 싶은 이라면 한 번쯤 참여를 생각해볼 만한 경매이다.


한명륜 기자